[중국의 아킬레스건 티베트를 가다] 소외된 티베트인들
수정 2010-07-07 00:54
입력 2010-07-07 00:00
어린이들 “사진 찍었으니 돈주세요” 수입 늘었다지만 수십만명 야외생활
버스가 멈춰서는 순간 주변 유목민 텐트에서 쏟아져 나온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오랫동안 세수를 못한 얼굴에는 땟국물이 흐르고, 두 손으로 어린 동생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은 한국전쟁이 막 끝난 뒤 미군이 던져주는 초콜릿을 먹기 위해 늘어섰던 우리 선배들의 어린 시절과 흡사했다. 서부 대개발의 성과를 자랑하는 중국 정부의 만족스러운 표정과는 동떨어진 풍경이다.
서부 대개발 10년 동안 티베트 주민들의 소득은 크게 늘었다. 농민과 유목민의 연 평균 순수입은 1.8배 늘었다. 도시민들의 가처분소득도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개발의 과실은 아직 티베트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도 70만명의 티베트 주민들이 전기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티베트자치구 정부는 앞으로 10여년 동안 5만~6만가구의 유목민에 대한 정착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직도 수십만명이 야외생활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초등학교 입학률이 이미 100%에 이르렀다고 얘기하지만 여전히 많은 유목민 가정의 아이들은 교육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초 호수 상가 앞마당에서 당구를 치고 있던 15살 티베트 소년 거쌍은 “친구들과 매일 이렇게 당구도 치고, 오토바이도 타고 재미있게 보낸다.”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티베트는 한반도의 6배, 120만㎢, 중국 영토의 8분의1에 해당하는 넓은 땅이다. 이처럼 광활한 땅에 290만명의 주민들이 띄엄띄엄 흩어져 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티베트인들은 여전히 남루했고, 추위에 떨었고, 배가 고팠다.
라싸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07-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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