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 없는 美여성, 태권도 검은띠 도전
수정 2010-05-11 17:00
입력 2010-05-11 00:00
셰일라는 ‘선천성 혈소판 감소증’으로 양팔이 없이 태어났다. 어깨 바로 밑에 손이 달려 있었다. 슬개골(무릎을 이루는 뼈)도 없어 걷지도 못했다. 어릴 때 여러번 수술을 받았고 중학교까지는 다리에 보조기를 차야 겨우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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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이 없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소녀가 세상을 헤쳐 나가기는 힘이 부쳤다. 학교 친구들은 셰일라의 ‘특별함’을 놀려대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이 방패막이 됐고, 언제나 “넌 할 수 있어.”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셰일라 스스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살았다. 19세 되던 해 부모로부터 독립했고, 23세때는 발로 운전하는 면허증도 땄다.
최근에는 ‘또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태권도 ‘검은띠’(단증) 도전이다.
셰일라는 3년전 심리치료 차 도장을 찾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였다. 거의 도장에서 살다시피 해 도장이 집처럼 여겨졌고 사부와 동료들은 또다른 가족이 됐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 셰일라는 다음달 검은띠를 따기 위한 시험을 본다.
그녀의 실력은 현지 언론 ‘살렘뉴스’의 기사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권 지르기의 거리가 좀 짧긴 하지만, 옆차기의 각도 제법 예리하고 송판을 깨는 파괴력도 썩 괜찮다.
그가 조금 애먹었던 것은 ‘무기 시험.’ 이 도장에서 승단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무기를 다뤄야 한다. 팔이 없는 그에겐 무기를 잡는 것조차 버거웠기 때문이다. 결국 규정을 검토한 결과 손으로 잡거나 입으로 물 수도 있는 쌍절곤으로 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어떤 게 된다·안된다를 따지기 전에 지금 있는 상태에서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셰일라의 이 말은 양팔과 다리가 멀쩡한데도 스스로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경종이 되기 충분하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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