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비켜간 詩心이 머무는 곳… 시인의 계절, 靑春
수정 2010-03-04 01:36
입력 2010-03-04 00:00
강윤미(30·2010 문화일보 신춘문예)의 자화상에도 늙음을 찾기 쉽지 않다. 불과 30~40년 뒤에 닥칠 일인데도 말이다.
여든을 훌쩍 넘긴 노시인들도 그 시절 곱디고운 청춘이었다. 그러나 노시인이 돌이켜보는 청춘은 단순한 회한이나 예찬만은 아니다.
김규동은 ‘…/너는 어디 갔다 지금 오냐/ 옛날은 벌써 온데간데없이 되었다/ 그런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것을/’(‘청춘은 번개처럼’ 중)이라면서 대자연의 강물이 흘러가고, 번개가 내리치듯 지나가버린 청춘을 되짚었다. 김남조 또한 ‘…/ 독 묻은 버섯처럼 곱고 슬프게 눈떠 있을/ 네게 못다 준 목숨의 말 한 마디//’(‘남은 말’ 중)라며 지혜의 전승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김광림(81), 김규태(76), 김종길(84), 문덕수(82), 박희진(81), 성찬경(80), 이생진(81), 조영서(78) 등 원로 시인들이 노래하는 청춘의 시편도 실렸다.
청춘의 복판에 있는 시인들 역시 같은 주제로 시를 썼다.
이길상의 ‘물방울 꽃’이나 강윤미의 ‘올랭피아 여관’, 김성태(24·2010 한국일보 신춘문예)의 ‘우주 저물어 가는 시간’ 등 10명의 젊은 시인들이 돌아보는 청춘은 여전히 불안과 격정, 또 다른 삶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채워져 있다.
늙음과 젊음의 경계는 따로 없다. 이미 겪었거나 아직 가지 못한, 다름만이 있을 뿐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3-04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