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기경 선종 1주기] “이웃의 밥이 되어주세요”
수정 2010-02-16 00:00
입력 2010-02-16 00:00
김 추기경 천상 인터뷰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삶을 돌아볼 때면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부분입니다. 내 전부인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 받는 이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시다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추기경께서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용서도 사랑만큼 인색하다는 얘긴데 그건 또 왜 그런가요.
“나 자신이 얼마나 용서 받아야 할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 자신이 용서 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을 용서하고,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사랑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사랑은 가장 부드러우나 가장 강합니다. 사랑은 한편으로 무기력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총도, 칼도, 대포도 못하는 일을 이것은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인간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추기경께서 생각하시는 참사랑은 무엇입니까.
“상대방의 기쁨은 물론 서러움, 번민, 고통까지 함께 나누는 것이지요. 그 사람의 잘못이나 단점까지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것, 그의 마음 속 어둠까지 받아들이고 끝내는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그래서 참사랑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삼아 함께 괴로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갈등으로 아파하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진정 인간다운 사회가 되려면 타인에게 밥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단순히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지려는 마음도 밥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나눌 것이 없다면 함께 울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이 없으면 우리 삶은 메마른 사막이 됩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2-16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