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밀테니 은행장 시켜달라” KB금융 사외이사 거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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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26 12:31
입력 2009-12-26 12:00
지난 4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앞두고 한 사외이사가 회장 후보들에게 지지하는 조건으로 후임 국민은행장을 시켜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또 은행을 제외한 자회사의 인사권을 이사회에 넘겨 달라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금융감독원과 KB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한 사외이사는 회장 선임을 앞두고 은행장을 시켜 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으며, 이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일부 사외이사는 회장 후보들에게 ‘도와주면 자회사 인사권을 주겠느냐.’고 흥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외이사 가운데는 이사회 멤버라는 지위를 이용해 거액을 대출받은 사례와 함께 자신의 출신 지역 인사에 깊이 개입한 사외이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당수 사외이사들이 직함을 이용해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는 얘기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관련 자료와 직접 조사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어 거의 범법행위에 가까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에 참석할 때마다 상식적인 수준 이상의 회의참석 수당을 받아온 정황을 포착하고 종합검사 등을 통해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사외이사들은 하루 몇 차례 회의가 열릴 때면 그때마다 회의참석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최근 이 같은 사실이 불거지자 하루 동안 회의에 여러 번 참석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 지급받지 못하도록 내규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외이사는 “올해의 경우 현안이 많아 50회 이상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들어 사외이사들은 적어도 70~100번가량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9-12-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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