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계약 불공정… 은행폭리 구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12-18 12:00
입력 2009-12-18 12:00

노벨상 美 엥글교수 법정증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F 엥글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17일 “통화옵션파생상품 키코(KIKO)는 애초 은행에 유리하게 설계돼 기업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위험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엥글 교수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변현철) 심리로 열린 우리은행과 D사의 키코 사건 재판에서 원고인 D사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에 약정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상품으로, 많은 기업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자 가입했으나 대부분 큰 손해를 보는 결과를 빚어 논란이 됐다.

엥글 교수는 “기업이 키코 상품으로 이득을 보려면 환율이 지정한 범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데 환율의 변동성이 커 이럴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며 “환헤지(위험 회피) 상품으로서는 오류(flaud)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코 가입으로 기업이 입은 누적 손실은 이론적인 것보다 훨씬 크며, 이는 곧 은행의 이익으로 직결됐다.”며 “아시아 여러 나라에 도입된 이 상품이 한결같이 기업에만 피해를 줬다는 점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엥글 교수 증언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엥글 교수의 주장은 은행이 옵션가격을 과하게 산정해 지나친 수익을 취했다는 것인데 이 주장엔 몇 가지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다. 외환은행 금융공학팀 관계자는 “소송 당사자인 D사의 계약 체결 당시 시장에서 거래되는 변동성은 4~5%였는데 엥글 교수가 적용한 변동성은 15배가량 높은 70%로 계산돼 있다.”면서 “이는 1998년 외환 위기 시절부터의 변동성을 계산한 것으로 작위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유영규 김지훈기자 whoami@seoul.co.kr
2009-12-18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