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꿈 ‘드림라이너’ 6년만에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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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17 12:38
입력 2009-12-17 12:00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에버렛의 페인필드 비행장에 날렵하고 매끈한 여객기 한 대가 등장했다. 푸른색 옷을 입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였다. 기온이 2도로 떨어지고 잔뜩 흐린 데다 비까지 내리자 보잉사 직원들은 가슴을 졸였다. 마침내 드림라이너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에 성공하자 2만 5000여명의 ‘갤러리’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보잉이 6년간 품어온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가 개발한 최신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기상 악화로 예정보다 1시간 적은 3시간의 비행을 마친 여객기는 시애틀 보잉필드 비행장에 무사히 착륙했다.

드림라이너는 세계 항공업계의 지형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여객기로 평가받고 있다. 군사용 비행기 제작에 쓰이는 탄소섬유 등 복합 플라스틱 소재를 절반가량 사용해 동체와 날개를 만들었다. 알루미늄과 티타늄 등으로 구성된 기존 여객기보다 가벼워 최대 20%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방음효과가 뛰어나 기내가 조용해졌고 승객들은 안락한 비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보잉의 부사장 짐 올버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료비 절감 효과로 승객들이 내는 항공권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드림라이너 개발에 지난 6년간 100억달러(약 11조 6000억원)를 투자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드림라이너는 시험 비행이 2년 동안 5번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부품에 크고 작은 결함이 발견되고 기체와 날개의 결합 부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애틀 공장 노동자들이 8주 동안 파업을 벌여 부품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보잉은 결국 지난 10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제2의 부품공장을 지었다.

드림라이너는 개발되기도 전에 55개 업체로부터 840대를 주문받아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여객기가 됐다. 보잉은 드림라이너로 에어버스에 빼앗긴 업계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드림라이너가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는 별명을 가진 에어버스의 고급기종 A350의 유일한 맞수라는 것이다. 업계 1위인 유럽의 에어버스는 지난달 기준 32개 항공사로부터 505대의 A350을 주문받았다. 우선 생산된 드림라이너 6대는 앞으로 9개월 동안 브레이크 시험과 극한 기온, 엔진 1개로 운행하기 등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뒤 상용화에 들어간다. 보잉은 내년 말 일본의 전일본공수(ANA)항공에 첫 드림라이너를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1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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