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4대강發 예산전쟁… 종착역은 파국?
수정 2009-12-16 12:00
입력 2009-12-16 12:00
계수소위 구성 파행 與 단독처리 가능성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민주당은 오후에만 잠시 회의에 참석해 수자원공사에 배정된 3조 2000억원 규모의 보(洑) 설치 사업 철회, 수공 이자 지원비 800억원 삭감, 3조 5000억원의 국토해양부 소관 4대강 예산 1조원으로 삭감 등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국토해양위와 농림수산식품위 등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4대강 예산을 예결위로 넘겨준 민주당은 내홍 끝에 ‘강경 투쟁’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오후 9시30분부터는 심야 긴급 워크숍을 열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는 4대강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민주당이 참여를 거부하면 독자적으로 계수조정소위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소위에서 4대강을 포함한 예산안 전체를 조정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팽팽한 대치 속에 이날로 취임 100일을 맞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정식으로 제안하면 고려해 보겠다.”고 했지만, 원내 문제에 정 대표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문제는 여야가 무엇을 더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해를 덜 보기 위해 싸운다는 데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예산 전쟁’에서 밀리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더라도 국정을 발목 잡은 민주당에 쏟아지는 비난에 비해 여론의 채찍이 약할 것이라고 믿는다. 민주당은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 들러리를 서는 것보다 결사 항전의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합의 처리가 되려면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을 자진해서 대폭 삭감해야 하는데, 청와대나 여권의 기류, 내년 예산을 조기 집행하려는 국정 기조로 볼 때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리더십과 정체성의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민주당도 힘없이 밀리면 지지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 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2009-12-16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