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혜안(慧眼)으로 대통령의 결단을 봐야/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12-07 12:12
입력 2009-12-07 12:00
이미지 확대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세종시 건설에 대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충청권 자치단체장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했고 26일에는 공주와 연기 주민들이 ‘궐기대회’를 열었다. 엊그제엔 이완구 충남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 계획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그런가 하면 비(非) 충청권에서는 세종시에 특혜가 몰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 블랙홀’ 주장이다.

왜 이런 대립 양상을 보이는가. 절대 양보는 없다는 식의 주장은 나라 전체의 공익이 아닌 각 지자체의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에 생긴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합의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자기 지역의 이익만 고집할 뿐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필자는 그 어떤 지자체에서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성명서는 듣지 못했다.

공동체 발전을 위한 전제는 남과 서로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남의 것을 빼앗겠다거나 절대로 나의 것을 남에게 주지 않겠다는 것은 자기 이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전체의 이익에는 해가 될 뿐이다. 세종시 건설, 4대 강 사업, 혁신도시 등 각종 국책사업에서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책 사업이 힘차게 추진되지 못하고 이 사람의 주장, 저 사람의 말에 흔들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무엇은 절대로 안 된다.”라는 말이 넘쳐났다.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제안은 많지 않았다. 더는 우왕좌왕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직접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가 발전을 이뤄야 한다면 무조건 반대보다는 보다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세종시 건설의 초점을 ‘원안이냐, 수정이냐?’ 식의 이분법으로 꿰맞춰 놓고 대통령의 판단을 이리저리 흔드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최적의 선택은 무엇이냐?”가 돼야 한다.

대통령의 고민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국가 미래와 국민 전체의 복리 증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가?”일 것이다. 대통령의 결단은 특정 지역의 혜택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복지 향상을 위해 나온다. 당장 표를 얻으려고 그른 길을 택하지 않는다. 올바른 정치가는 사회 통합의 가능성을 추구한다.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여 국민을 설득한다. 여당도, 야당도 자기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다 함께 공감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국가 공동체의 공익으로 돌려야 국책사업이 거침없이 추진될 것이다. 정부의 대규모 건설 정책은 ‘플러스섬(plus-sum)’을 추구한다. 세종시 건설, 4대 강 사업, 혁신도시 등은 국가 전체의 이익을 늘리고자 추진하는 국가 백년대계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인 ‘제로섬(zero-sum)’을 만들고자 그 큰 비용을 들일 이유는 없다.

당리당략을 추구하면 당장의 이익은 얻을 수 있으나 먼 미래의 국가적 장기 이익은 자꾸만 깎이게 된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언제까지고 논쟁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결단과 그에 호응하는 여론이 함께 호흡하여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새로운 이익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지역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국가 이익이라는 넓은 시각에서 보아야 대통령의 결단을 이해할 수 있다. 더 크게 보자. 남을 넉넉히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은 ‘우리’를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말이다.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2009-12-0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