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 특허분쟁 는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11-30 12:56
입력 2009-11-30 12:00

올 74건… 3년전보다 3배늘어 LCD·반도체분야 소송 많아

국내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특허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외국 기업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수세적 처지에서 반대로 국내 기업이 특허권을 침해받는 공세적 입장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 확대
27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을 상대로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제기된 특허 관련 소송 건수는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74건에 이른다. 2006년 26건에 불과했던 소송 건수는 2007년 40건, 지난해 111건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협회는 외국에서 특허 분쟁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법률 자문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박민수 협회 IP분쟁지원팀 주임은 “과거에는 우리 기업들이 외국 기업의 특허를 도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한발 앞선 특허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당 국가의 시장을 잠식하는 우리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송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소재와 반도체 장비 등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에서는 이런 유형의 분쟁이 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와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의 특허 분쟁이 대표적 사례. 니치아화학공업은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2005년부터 4년여 동안 전세계 각지에서 30여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반도체는 승소를 계기로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로부터 2800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등 특허 분쟁이 오히려 도약의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특허를 침해하려는 외국 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특허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관련 인력 등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특허를 침해받은 사실 자체를 모르고 넘어가거나, 해당 외국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 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알고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소송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고, 소송을 겪는 과정에서 사업 중단은 물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면서 “국내 기업들의 특허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선제적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9-11-3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