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FTA 발목잡는 미국車… 한국시장서 돌파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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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1-20 12:40
입력 2009-11-20 12:00
한·미 FTA 발효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자동차 협상의 타결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FTA 비준은 자동차 부문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미 FTA의 부문별 협상 가운데 자동차 부문은 협상기간 내내 한국이 공세적이었던 반면 미국은 수세적이었다. 우리가 그만큼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내용이 많았다는 의미다. 협상에서 한국은 ▲자동차 전 분야의 관세(8%) 즉시 철폐 ▲배기량별 세제개선 등을 약속했다. 미국은 ▲3000㏄ 미만 승용차 관세(2.5%) 즉시 철폐 ▲3000㏄ 이상은 3년내 철폐 ▲픽업트럭 관세(25%) 10년내 철폐 등을 합의했다.

한국은 픽업트럭 관세 철폐 시한을 5년으로 줄이지 못한 반면 미국은 GM대우의 주력 차종이 3000㏄ 미만인 만큼 관세 철폐의 혜택을 바로 볼 수 있다. 협상에서 미국이 선방했다는 평가였다.

그런데도 미국은 왜 불만을 나타내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일까.

기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시장의 차별, 미국 자동차의 위상 하락, 한국 소비자의 외면 등을 자동차 협상에서 풀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는 한·미 FTA를 강하게 반대하는 미국 자동차업계와 ‘AFL-CIO(미국 노동조합 대표단체)’, ‘UAW(자동차·항공 이익단체)’ 등을 설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이 60만대를 돌파한 반면 미국 자동차의 대한 수출량은 고작 1만대에 불과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 110억달러 가운데 80%가 자동차 수출입 불균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 픽업트럭 관세 25% 철폐는 앞으로 야기될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국 정부가 간과했으며, FTA 협정을 통해 한국의 모든 비관세 장벽을 제거한다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 자동차 구매를 꺼리는 우리 국민 성향과 한국 정부의 자동차 안전·환경 관련 규제가 부담되니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현재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미국의 관세 철폐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쿼터제를 하자.’는 것으로 미국차를 적극적으로 팔아 달라는 노골적 요구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 자동차의 경쟁력 악화에 대한 책임을 한국 정부에 떠넘기는 것으로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한국 정부가 더 이상 해줄 것은 없으며, 미국의 요구는 시장개방 속도를 늦추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9-1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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