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친일의 어두운 과거를 물리자
수정 2009-11-09 12:32
입력 2009-11-09 12:00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 선생 유족 측은 사전 공개에 앞서 “이름을 빼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다. 특히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에 대해 “학문적 의견 개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발간 취지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 비록 불가항력적인 식민지 현실이었지만 선대의 과(過)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功)은 더욱 가꿔 나가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본다.
더이상 친일이라는 어두운 과거에 발목 잡혀 갈등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민족사의 동통(疼痛)을 의연히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친일 문제를 보수·진보의 시각에서 ‘단죄’하듯 접근하는 일면적인 역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친일파 후손이라는 낙인찍기나 연좌제적 발상의 유혹을 떨쳐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소모적인 친일 논란에서 벗어나 나라를 온전히 간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야 할 때다.
2009-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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