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역사회와 적극 교류해야”
수정 2009-10-17 12:36
입력 2009-10-17 12:00
폴 웨블리 런던대 亞·阿대 총장
16일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 대학총장 포럼에 참가한 폴 웨블리 영국 런던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대 총장은 한국에 부는 인문학 열풍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전날 기자와 만나 대학이 상아탑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적극적으로 언론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블리 총장은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을 배우면 물질적 행복보다 정신적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면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인문학의 열기를 분석했다. 그는 “자원을 다 써버린 끝에 멸망한 남태평양 이스터 문명의 역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고민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과거를 거울 삼아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학문”이라고 평가했다.
총장 취임 이후 해마다 한국을 찾고 있는 그는 올해 한국방문이 네번째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했다. 날로 시장화, 기업화되고 있는 대학에 대해 웨블리 총장은 “변화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년 전 영국의 대학은 공공서비스 기관이었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기업에 가깝게 변했다.”면서 “당시에는 학교 재정의 대부분을 정부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정부보조금이 25%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교육의 질을 높여 더 많은 학생과 교수진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한다.
그러나 웨블리 총장은 대학이 기술적으로 숙련된 인력을 배출하는 ‘직업 학교’로 전락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학은 세부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식과 지혜, 판단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곳”이라면서 “학생들이 끊임없이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자극하는 것이 대학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한국학과는 언어와 문학뿐 아니라 정치, 법학, 역사 등을 전공한 최고 수준의 교수진 13명을 갖추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한류 열풍도 대단해 해마다 한국을 배우겠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10-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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