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수정 2009-09-05 00:32
입력 2009-09-05 00:00
【 심리상식 사전 】 마테오 모테를리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모테를리니는 “인간은 즉흥적으로 본능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서도 스스로 계산을 했고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믿는다. 문제를 단순화하고, 적은 정보로 빨리 판단하고자 하는 마음이 인지적, 심리적 왜곡을 가져 온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사례를 보자. 스포츠센터를 한 달 동안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 회원권이 10만원, 한달에 10번 이용할 수 있는 쿠폰형 회원권이 15만원이라면 당연히 10만원짜리를 산다. 일주일에 3~4번은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달에 5번만 가게 됐다면 스포츠센터를 한번 이용하는데 2만원을 쓴 꼴이 된다. 쿠폰형 회원권이 1회 1만 5000원인 것을 생각하면 결국은 손해다.
이런 일은 실제로 발생한다. 미국에서 발표된 ‘스포츠센터에 가지 않기 위한 비용 지불하기’라는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70달러짜리 정기 회원권을 사서 평균 4.5회 이용하며, 100달러짜리 한달 10회 쿠폰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한다. 계획을 짤 때 목표를 방해하는 다른 요소를 외면하고 성실하게 목표를 향해 갈 것이라고 계산하는 ‘계획의 오류’이다.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는 ‘닻 내리기 효과’가 적용된다. 처음 제시한 숫자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기준점 역할을 한다. 상인이 말한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 기준점이 되어 점점 숫자를 낮추면서 구매자가 가격을 깎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때 물건의 실제 가치는 배제된다.
이밖에 베를린장벽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었는지(소망적 사고), 강렬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절정과 종결 법칙), 두루뭉술한 별자리로 운세를 점치는 데도 “나한테 딱 맞다.”며 감탄하는 이유(포러효과) 등 우리를 속이는 37가지 심리 실험을 소개한다. 심리학, 뇌과학 등 과학적 연구 결과를 덧붙여 설명하지만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어렵기보다는 흥미롭다. 1만 3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9-09-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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