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6자회담 의미 제대로 파악해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수정 2009-08-31 01:26
입력 2009-08-31 00:00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장기 평화를 지속시키려는 ‘다섯 국가’와 개방·개혁을 거부하고 비정상국가로 행동하는 ‘북한’이라는 두개의 국가군으로 6자회담 참여국들은 분명하게 나뉜 것이다. 최근 6자회담 교착상태에서 5자회담 혹은 5자협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인 적이 있다. 5자회담의 성사 여부를 떠나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관점서 볼 때 ‘5자’의 중요성에 대한 지적은 향후 한국이 추구해야 할 국가전략 원칙의 핵심을 찔렀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전략가들이 이러한 점을 거시적 관점서 설득력있게 국민들과 주변국가들에 제시하지 못한 게 아쉽다.
‘5자’의 중요성은 대소련 봉쇄정책을 입안한 미국 전략가 조지 케넌이 제시한 ‘다섯개 중심국가론’에 버금간다. 케넌에 따르면 냉전초기 세계는 미국, 영국, 일본, 서유럽, 소련 등 다섯 개 중심국가로 재편되었다고 보았다. 당시 중국은 ‘구석기시대’에 머물렀기 때문에 중심국가의 하나로 볼 수 없다고 케넌은 보았다. 다섯 국가 중 미국이 소련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을 미국의 동맹권으로 흡수해 장기간에 걸쳐 소련을 봉쇄해 나갈 경우 냉전은 평화적으로 종식될 수 있다고 보았다.
냉전초기 구석기시대에 머물렀던 중국이 개방을 통해 6자회담 의장국이 되었고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5자’의 참여국이 됐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제 미국, 일본과 함께 동북아 지역 장기간 평화가 자신들의 번영에 긴요함을 분명히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전략가들은 6자회담의 ‘5자’가 갖는 중요성을 거시적 전략 관점에서 분명하게 인식, 이들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9-08-3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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