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이부자리 ‘실수’도 유전?
수정 2009-08-31 00:00
입력 2009-08-31 00:00
한 주부가 6살 난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꼬마가 하룻밤에 두 번씩 이불에 쉬를 하는 게 다반사라는 것이다. 그러니 저녁 후에는 더위로 목이 말라도 물 마실 엄두를 못 낸단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밤마다 실수를 하는 병증이 야뇨증이다. 만 5세 이상에서 비뇨기계에 이상이 없고, 낮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 밤만 되면 무의식적으로 쉬를 하는 현상이 1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5세 이상 야뇨증 아이가 15%나 된다.
야뇨증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유전에다 야간 다뇨, 방광의 용적, 수면시 각성장애, 정신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본다. 가족력도 작용해 부모가 모두 야뇨증이 있었다면 77%, 부모 한쪽만 있었다면 44%, 모두 정상이었다면 1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니 애들 혼낼 일만도 아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여겼으나 성장기 아이들이 야뇨증 때문에 겪을 정신적 고통과 이로 인한 성격 및 자신감 형성의 장애를 감안하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방광 용적을 늘려주거나 수면 조절용 항우울제를 이용하는 약물요법을 적용해 치료하거나 상담 및 놀이치료로 심리적 스트레스 원인을 해소해 증상을 개선하기도 한다.
또 저녁식사 후에는 수분 섭취를 줄이고, 화장실에 다녀온 뒤 잠자리에 들게 하는 훈련이나 오줌을 싸면 작동하는 경보기를 이용해 스스로 소변보는 습관을 익히게 하는 행동치료도 적용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에 대한 확신과 아이가 마음을 편히 갖도록 해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오줌을 쌌다고 야단만 치거나 모욕감을 주지 않아야 하며, 나아가 아이의 행동이 바뀌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2009-08-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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