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국장]“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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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24 00:32
입력 2009-08-24 00:00

한총리 조사 요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國葬)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낭독했다. 다음은 조사 요지.

우리는 오늘 나라의 큰 정치지도자이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 영원히 이별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쾌차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우리들은 애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대통령님은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민족화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대통령님의 이러한 발자취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선거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 정치발전의 확고한 기틀을 닦으셨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의 큰 길을 열고, 2000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일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었습니다.

고인의 일생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삶이었습니다.

생전에 당신 스스로를 추운 겨울에도 온갖 풍상을 참고 이겨내는 ‘인동초’에 비유했던 것처럼 투옥과 연금, 사형선고와 망명에 이르기까지 험난했던 삶이었습니다.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님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강인한 신념과 불굴의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이루고자 하셨던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적 통일 그리고 국민 통합에 대한 열망은 우리의 미래를 열어 가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특히 어려운 이웃과 소외된 계층을 위한 대통령님의 관심과 배려도 오늘의 우리들이 한층 더 받들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에 크나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은 생전에도 늘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동서로 갈라지고 계층 간에 대립하고 세대 간에 갈등해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야말로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의 차이를 떠나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하겠습니다.

이제 대통령님은 생전의 그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우리 겨레의 앞길을 밝혀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온 국민과 더불어 삼가 후광(後廣)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2009-08-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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