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대통령 서거] 자서전 사후출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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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20 00:44
입력 2009-08-20 00:00

‘가슴에 가장 걸리는 부분’ 구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 아들에 대한 절절한 심경과 1987년 대통령 후보 단일화 실패를 “가슴에 가장 걸리는 부분”이라며 자서전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구술작업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기 6일 전인 지난달 7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19일 “김 전 대통령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둘째아들 홍업씨가 지난 2002년 6월 구속됐던 것은 억울한 측면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보수언론이 지나치게 (홍업씨를) 몰아가는 등 혹독하게 비난받았던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남 홍일씨에 대해서는 “아비로 인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죄책감이 든다.”며 애틋한 부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막내 홍걸씨에 대해서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홍걸씨가 고려대 불문과(82학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보살펴 주지도 못했는데 너무 대견하다며 말할 수 없이 기뻤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세 아들에 대한 심경을 밝히는 동안 감정이 북받쳐 자주 눈물을 흘렸다고 이 인사는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뒤 쏟아졌던 비판에 대해 “나만 혹독하게 몰아붙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구술에서 “후보단일화 이야기가 나올 때 김영삼씨가 먼저 ‘김대중씨로 단일화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당시 여론은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나에게만 돌렸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1986년 건국대 항쟁으로 학생 1200여명이 구속된 뒤 더 이상 애국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내가 직선제 개헌과 언론 자율화를 정부가 받아들이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때는 자기 희생이라는 측면에서 했던 말인데 (여론은) 후보단일화 실패로 군정종식을 이루지 못한 모든 책임을 나에게만 물었다.”고 구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2009-08-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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