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 분석] 비핵화 재강조·군축 제의… 北 화답 가능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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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17 00:26
입력 2009-08-17 00:00

한반도 新평화구상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대북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대통령이 내놓은 한반도의 신(新) 평화구상은 북한이 핵 포기를 결단하면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적극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특히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한 기존 대북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남북간 재래식 무기 감축과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 설치 등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대북 제안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관계 경색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아온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의 이행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선(先) 비핵화’를 강조하는 등 종전 ‘비핵·개방·3000 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이 대통령의 한반도 신평화구상이 당장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6일 “경축사의 대북 메시지는 기존 주장에 대한 재확인 성격이 짙다.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선 신뢰구축, 후(後) 군비축소’의 입장이었으나, 이 대통령이 경축사를 통해 밝힌 남북간 재래식 무기 감축 제안은 기존 입장과 달리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해 온 북한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양 교수는 또 “신 평화구상은 곳곳에 ‘비핵·개방·3000 구상’의 내용이 녹아 있고, 북측이 남북 갈등 국면의 근본 문제로 지적해온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이행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북한의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현 남북관계에서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가 군축 제안을 한 것은 상당히 전향적이나, 경축사의 대북 메시지는 기존의 ‘비핵·개방·3000 구상’에서 ‘개방’ 부분만 빠진 단순화된 2009년판 구상”이라면서 “지금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이번 경축사가 결정적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신 평화구상이 공개된 다음날인 16일에도 대남 비난을 계속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17일부터 시작되는 한·미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을 “침략전쟁행위”라고 규정한 뒤 “우리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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