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석방 임박] 메신저로 간 현정은… 대북사업 재부팅하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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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12 00:00
입력 2009-08-12 00:00
남북 당국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메신저로 택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대표 등도 있는데 굳이 현 회장의 방북,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방북과 김 위원장과의 면담으로 현 회장은 물론 현대그룹도 적잖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지만 현대그룹은 메신저 역할을 부인한다.

하지만 현대측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시점상 현 회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현대 안팎에서는 현 회장이 미묘한 시점에 평양방문을 신청하고, 북측이 이를 수용한 것은 현대그룹과 북측의 인연에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우리 정부로서는 대북 사업의 주체인 현대그룹 총수를 통해 현안을 논의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북특사의 대명사로 거론돼온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건강 등의 이유로 중재역을 맡을 수 없는 상태에서 현 회장만 한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대북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한 북측의 심적인 부담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89년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해 금강산 관광 및 시베리아 공동개발 등에 대한 의정서를 맺은 이후 20년 동안 북측과 현대는 끈끈한 관계를 이어 왔다. 이 과정에서 정 전 명예회장은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면담했고,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도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정 회장의 타계 이후에는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났다.

현대그룹 한 전직 임원은 “북측과 현대그룹의 오랜 인연에다 현대그룹이 대북사업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한 북측의 부담감 등이 현 회장을 메신저로 받아들였고, 우리 정부도 이를 수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 회장 방북으로 현대그룹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 회장은 정 회장 타계 이후 현대그룹을 무난히 이끌었지만 대북사업 중단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 면담에 이어 유씨 석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면 현 회장의 리더십은 한순간에 회복되고 땅에 떨어진 현대그룹의 위상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의 방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대북사업이 재개되면 기업의 이미지가 개선돼 향후 현대건설 인수전 등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현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현 회장의 방북과 남북관계 개선으로 지난해 12월 북측의 일방적인 출입제한조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곤 김효섭기자 sunggone@seoul.co.kr
2009-08-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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