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진단] 법원 양형조사관 위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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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03 00:46
입력 2009-08-03 00:00

檢 “법적 근거없이 시행” 法 “법관 의무·고유영역”

지난달 1일부터 양형기준이 시행되면서 법원은 구체적인 형량을 정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되는 감경·가중 요소를 확인하는 조사관 21명을 선발했다. 이들이 이른바 ‘양형조사관’으로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조사관은 피고인의 양형 인자를 조사해 판사에게 보고하고 판사는 이를 토대로 형량을 계산하기 때문에 이들이 양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양형기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검찰이 양형조사관 제도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양형조사관에 대해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법원이 법적 근거도 없이 제도부터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법원 소속 조사관이 양형 인자를 조사하는 것은 판사가 직접 피고인을 만나 조사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판결 결과에 대한 예단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양형조사의 시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무죄 판단을 내린 뒤에 조사를 시작할 경우 공판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유·무죄 판단 전에 양형 인자에 대한 조사부터 먼저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형사소송에서 형량 판단은 법관의 의무이기 때문에 별도의 법 규정 없이도 양형조사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 형량 판단을 위한 요인 조사 역시 법관의 의무영역이자 고유영역으로 특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다.



또 법원은 검찰과 변호인 쪽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양형 인자 조사가 부족할 경우 직권에 의해 양형자료 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형소법에 이미 규정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한 인사는 “양형조사관은 가사조사관 등과 달리 특수조사관으로 볼 수 없는 법관의 사무에 대한 보조 역할로 법적 근거가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8-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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