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신 부자유친/박재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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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7-30 01:06
입력 2009-07-30 00:00
고전을 읽다 보면 자신의 미흡함을 크게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게 삼십 이립에 사십 불혹, 오십 지천명 등의 경구이다. 범부필부로서 성인의 말씀을 전혀 따르지 못한다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더욱 어려운 문제가 오륜이다. 뭣 하나 쉬운 게 있으랴마는 특히 부자유친이 어렵다.

자칫하면 아버지는 아들과 견원지간이 되고, 어머니는 딸과 빙탄지간이 될 수 있다. 자녀가 독립성을 강하게 내세울 즈음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를 현명하게 풀어 나가지 못하면 서로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 동료는 올초 대학에 들어간 아들에게 단골인 집 부근 생맥주집을 소개해 줬다고 했다.그는 “친구들과 마시고 외상으로 해 놔라. 아버지가 틈나는 대로 갚을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기미가 보인다고 했다. 아들이 생맥주집에 달아 놓는 돈이 월 10만원쯤 된단다. 10만원을 용돈으로 직접 주는 것보다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부자유친이란 이처럼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지내라는 뜻이 아닐까.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2009-07-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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