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사 이동제’ 부작용 우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일 “올 4·4분기부터 판매사 이동제가 도입돼도 해당 펀드를 취급하고 있는 판매사로만 옮길 수 있도록 제한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현재 펀드를 매매하는 판매사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모두 87곳이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국내외 5994개 펀드의 1개당 판매사 수는 평균 2.66곳에 그치고 있다. 이동제가 도입돼도 펀드를 옮길 수 있는 판매사는 기존 판매사를 제외하면 1~2곳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특히 전체의 62%인 3728개 펀드는 판매사 1곳에서 독점적으로 팔고 있어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동제가 도입되면 판매사들이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독점 판매 상품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보다 판매사들의 입김이 센 상황에서 운용 전략이 같아도 펀드 명칭만 달리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자고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대형 판매사들은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 빼앗기와 같은 진흙탕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중소형 판매사 관계자는 “시장 영향력이 큰 대형 판매사들이 취급하는 펀드 수를 늘려 손쉽게 장사하려 들 것”이라면서 “이 경우 사후관리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판매사를 바꿔도 추가 비용이 없도록 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과 달리, 수수료를 먼저 지불한 클래스A형 투자자들은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월 꼬박꼬박 일정액을 내는 적립식과 달리 목돈을 한꺼번에 넣은 거치식일 경우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판매사를 바꾸면 남은 기간 수수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에서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보완책 등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