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색업무 열전] ② 아시아나항공 로드 마스터
수정 2009-06-20 00:44
입력 2009-06-20 00:00
“화물량 보면 경기보여… 요즘은 상승기”
아시아나항공의 로드마스터인 김성수(43) 과장은 올해로 10년차인 베테랑이다. 19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만난 김 과장은 “비행기에 안 실어본 것 없이 다 실어봤다.”고 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제주도까지 종돈(種豚) 600마리를 실어나른 적이 있죠. 10개 우리에 나눠서 태웠는데 나중에 돼지냄새를 없애느라 고생을 많이 했어요.”
●美~제주 돼지 600마리 운반도
LCD 모니터나 반도체, 휴대전화가 대부분이다. 수출용 자동차나 헬리콥터, T-50 훈련기를 부품별로 분해해 아랍에미리트까지 운송한 적도 있다.
“화물의 내용을 보면 요즘 경기가 어떤지 가장 먼저 알 수 있죠. 한동안 화물량이 주는 것 같더니 요즘에는 다시 늘어나고 있어요. 경기가 조금씩 살아난다는 신호겠죠.”
화물전용기 안에는 125×96×30(inch)짜리 화물이 30개 들어간다. 747 점보 비행기의 경우 110t 까지 싣는다. 비행기 내부의 굴곡을 고려해 화물은 유선형으로 포장한다.
자동차는 여유공간 확보를 위해 타이어의 바람을 빼기도 한다. 로드마스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한정된 공간안에 가능한 한 많은 짐을 싣도록 계획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후좌우의 균형을 잃어선 안 된다. 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면 이륙을 제대로 못할 수 있고, 앞으로 쏠리면 착륙할 때 사고가 날 수 있다.
●화물 균형있게 실어야 무사이륙
화물의 조합도 중요하다. 같이 두면 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나 천적인 동물은 한 비행기에 싣지 않는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는 것 같아요. 여러 화물을 놓고 어떻게 조합을 해야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토론을 벌이기도 하죠. 그렇게 나온 화물을 ‘작품’이라고 부릅니다.”
화물기는 대개 여객기가 다니지 않는 밤시간에 드나들기 때문에 로드마스터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 평일이나 주말도 따로 없다.
“작품’을 실은 비행기가 무사히 하늘을 뜬 뒷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죠. 매년 12월31일 마지막 화물기를 띄우면서 ‘새해에도 무사 안전’을 빕니다.”
글ㆍ사진 인천 영종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9-06-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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