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리더는 나눔의 미덕 지녀야”
수정 2009-06-03 01:06
입력 2009-06-03 00:00
김성주회장 연세대 특강
김 회장은 2일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21세기 젊은이들의 비전’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갖고 자신의 인생역정과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김 회장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뽑은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국내 굴지의 에너지 기업인 대성그룹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부모는 1979년 그녀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재벌가로 시집갈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결혼을 가문의 특권을 지키는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상류층의 사고방식을 극도로 꺼렸다. 부모 곁을 떠나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김 회장은 “미국의 유명 백화점 블루밍데일에서 한달에 1500달러(약 18만원)를 받고 일하면서 온갖 차별과 무시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그 때 흘린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지금의 김성주는 없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에 돌아온 김 회장은 1990년 아버지에게 3억원을 빌려 주식회사 ‘성주’를 설립했다. 당시 밀수품으로 들어오던 구치, 이브생로랑 등과 같은 명품 브랜드에 라이선스를 주고 물품을 공식 수입하는 패션 유통업을 시작했다.
매년 매출이 30~50%씩 성장하며 한때 전국에 100여개의 매장을 두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1년 사이 300억원의 손실을 입은 회사는 부도를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정직한 기업운영과 뚝심을 높이 산 구치가 회사를 270억원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는 “정·관계에 뇌물 한 번 안 바치고 이중 회계장부가 없는 우리를 사람들은 ‘바보’라고 불렀다.”면서 “하지만 위기일수록 정직이 빛난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5년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하게 된다. 그는 “외국 명품 브랜드에 잠식당하는 한국 시장을 내버려둘 수 없었다.”면서 “외국에 넘겨주는 라이선스 비용을 아끼는 대신 순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약속을 지금껏 지키고 있다. MCM은 불과 4년 만에 연매출 2200여억원을 올리고 전 세계 30여개국에 200여개의 매장을 가진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재능을 발휘하는 것은 21세기 리더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강조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06-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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