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丁-李 투톱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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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6-03 00:54
입력 2009-06-03 00:00

이강래에 원내운영권, 주류-비주류 벽허물기, 친노 영입 겨냥

‘바람 잘 날 없던’ 민주당이 바뀌었다. 당권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사사건건 다른 목소리를 내던 모습이 잦아들었다.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내부의 골을 메우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소통 창구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투톱 체제로의 변신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원톱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최근 정세균 대표는 원내 운영권을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넘겼다. 친노 386 중심의 주류가 장악하던 당권을 비주류 대표주자인 이 원내대표에게 나눠주면서 자연스레 비주류의 참여 폭도 넓어졌다.

2일 원내대책회의에 원내대표단 말고도 중진의원들을 대거 참석시킨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이견을 보이던 뉴 민주당 플랜 입안 작업은 비주류의 요구대로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당초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하려던 정 대표가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수용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투톱체제로의 변화가 주류와 비주류라는 이분법을 허물고 있다.”고 전했다.

계파간 목소리의 공백은 여권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채워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김경한 법무부장관 등 수사책임 라인의 경질을 요구한 데 이어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변신은 진보진영 결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국을 풀어가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노 핵심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이라는 성격도 짙다.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참여정부 말기 ‘노무현’을 부정하려 했던 멍에를 벗기 위해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영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당내 갈등부터 갈무리해야 한다는 자성이 당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민심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 역할을 민주당에 부여하고 있는데, 당 안에서 접시 깨는 소릴 낼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민주당이 최대 목표인 정국 주도권 탈환을 위해 역할 분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민주당의 변신이 친노와 공동의 진로와 비전으로 승화될지가 향후 정국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뉴 민주당 플랜도 ‘노무현 정신’이나 참여정부의 공과를 승계하는 것과 함께 맞물려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9-06-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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