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美대사 내정에 불쾌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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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22 01:22
입력 2009-05-22 00:00
│도쿄 박홍기특파원│“전혀 들은 게 없다.”, “정부 안에서 얼굴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게 아니냐.”

공석 중인 주일 미국대사에 존 루스(54) 변호사라는 ‘의외의 인물’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대한 일본 정부 측의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불쾌감도 배어 있다. 외무성의 관계자조차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주일 미군의 재편 등 미·일간의 현안을 갖고 있는 방위성 측도 “(루스를 알기 위해) 독자적으로 정보 수집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루스의 대일관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루스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로펌인 ‘윌슨 손시니 굿리치 앤드 로사티’ 최고 경영자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자금을 조달한 최측근 가운데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오바마 정권의 출범 이후 미·일 관계에 정통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주일 대사로 유력하게 거론되자 “일본 중시”라며 반겼던 터다. 반면 루스의 약력에는 일본과의 연관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뜻밖의 인사”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또 대선 기여에 따른 ‘논공행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친구’인 만큼 백악관과 일본과의 직접적인 ‘파이프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없지는 않다. 현안 해결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간관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토머스 시퍼 전 주일대사가 일본과 인연은 없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점을 사례로 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에서는 주중 대사에 차기 공화당의 대선 유력 후보인 존 헌츠먼 유타 주지사가 지명된 사실과 비교, “격차가 크다.”라는 목소리가 적잖다.

hkpark@seoul.co.kr

2009-05-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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