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자격증 따게 해 삶의 희망 심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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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15 01:40
입력 2009-05-15 00:00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 윤정현 장흥실업고 교사

“올해 보성실업고 졸업생 2명이 직업군인 부사관시험에 합격해 지난 11일 입대했습니다. 전문대학 나온 사람들도 불합격했는데 우리 학생들이 합격했죠. 두 명 모두 자격증을 13개씩이나 땄거든요.”

장흥실업고 윤정현(49) 교사의 말이다. 그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원에게 주어지는 최고훈격 정부포상인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1992년 교직에 들어와 18년째 교단을 지키고 있다. 2005년부터 올 2월까지 보성실업고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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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가운데 기념패 든 사람) 교사가 지난해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로 찾아온 제자들과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보성실업고 제공
윤정현(가운데 기념패 든 사람) 교사가 지난해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로 찾아온 제자들과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보성실업고 제공
●개별상담으로 동기부여 나서


보성실업고는 자동차과, 차산업경영과 등 2개 학과에 학생 50여명이 전부인 시골의 작은 학교다. 가정환경이 열악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사교육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학력수준도 최하위권이 대부분이었다.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대부분 학업에 뜻이 없었다.

이런 학생들이 대변신을 했다. 포항제철, 현대기아차,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대기업체에 당당히 입사했다. 입사자 가운데에는 대학생도 있으나 취직 성공의 비결은 윤 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고교시절 취득한 자격증에 있었다.

윤 교사는 개별상담으로 동기부여에 나섰다. 신입사원 채용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여 주며 취직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취득 공부를 독려했다. 학교에 실습용 건설기계가 없을 땐 인근 학교를 찾아가거나 학원, 공사현장을 찾으며 실습에도 열중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날리며 공부를 독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단기방학 때 3년생 26명에게 방과후 활동으로 학교에서 실습 중이었습니다. BMW, 에쿠스 승용차가 갑자기 학교에 나타났어요. 제가 예전에 근무했던 장흥실업고 졸업생들인데 중장비업체 사장으로 있었습니다. 이 녀석들이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해라, 자격증 따서 함께 일하자. 연봉 3000만원은 준다. 그리고 기회되면 독립해라.’고 말했어요. 학생들 눈초리가 달라지더군요.”

●학생 40명이 자격증 460개 취득

윤 교사의 독려로 자동차과 3학년 학생 40명이 딴 자격증 수는 무려 460개. 1인당 평균 11.5개로 전문계고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자격증 취득’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2007년에도 1인당 평균 7개에 모두 245개의 자격증을 따 2년 연속 전국 최다 취득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박지현(19)양은 28종에 무려 34개의 자격증을 취득, 전국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윤 교사는 “전남도에 중장비 센터학교를 지어 방학이나 주말에 실업고 학생들이 실습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9-05-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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