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위에 ‘신의 노조’
수정 2009-05-07 02:08
입력 2009-05-07 00:00
노조비판 땐 징계회부·전임자 근무평점 최고로 높게
이런 현상은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자리를 차지하는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노조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선물’을 무책임하게 제공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변화와 함께 낙하산 인사 근절도 공공기관 개혁에 중요한 요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각 공공기관 단체협약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조합원 채용이나 이동, 평가, 승진 등 인사 원칙을 미리 조합과 협의 또는 합의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상당수 기관들은 노조 간부에 대한 징계 때 노조와 합의가 필요하다. 전임자의 근무평정 점수는 전임 직전 3년간 평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채택하도록 돼 있다. 반조합적인 직원에 대해서는 노조가 요구하면 징계에 넘길 수도 있다. 조합에 대한 비판이 봉쇄돼 있는 셈이다.
직원에 대한 퍼주기식 혜택도 눈에 띈다. 석유공사 등은 조합원이 순직 또는 공상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퇴직과 동시에 배우자나 직계 자녀 1인을 특별 채용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근무시간 중 대학이나 대학원 출석을 1주일에 2일, 8시간 한도 안에서 허용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등은 단협상의 경조 휴가를 모두 합치면 40일에 육박한다.
공공기관의 노조 조직률이 65.8%로 전체 산업 노조 조직률 10.8%에 비해 6배나 높은 점도 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기관장을 선임한 한국도로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 20곳을 분석한 결과 12곳의 기관장이 이명박 후보 선거 캠프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였다.
민희철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러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관장 선임 과정이나 계약 등) 일련의 과정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9-05-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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