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이 고흐 귀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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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06 01:06
입력 2009-05-06 00:00

獨역사학자 기존 학설 뒤집어… 논란 예고

│파리 이종수특파원│‘고흐의 왼쪽 귀를 자른 것은 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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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화가 빈센트 반 고흐(초상화)의 귀를 자른 것은 신경과민에 걸린 자신이 아니라 그와 애증의 관계에 있던 동료 화가 폴 고갱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미술계의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이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고갱이 고흐의 귀를 잘랐고 고흐는 친구를 위해 침묵을 지켰다고 주장한 이는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교수인 한스 카우프만과 리타 빌데간스. 역사학자인 이들은 최근 공동 출간한 ‘고흐의 귀, 고갱 그리고 침묵의 계약’(옵스부르크 베를라그 펴냄)에서 당시 경찰 조서와 주변인들의 증언 등 다양한 자료를 재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고흐와 고갱은 사건이 일어났던 1888년 12월24일까지 프랑스 남부 아를르에서 두달 동안 함께 작업했다.

그러다 잦은 의견 대립으로 사이가 나빠져 고갱이 아를르를 떠나려고 하자 그를 존경하던 고흐가 “함께 있자.”고 자꾸 조르자 고갱이 펜싱용 칼로 고흐의 귀를 잘랐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그 증거로 고갱이 사고 당일 고흐를 혼자 내버려 두고 서둘러 파리로 떠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네덜란드에서 급전을 보내 아를르로 오겠다던 고흐의 동생 테오를 기다리지 않은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다른 의혹도 있다. 파리로 돌아간 고갱은 나중에 아를르의 지인들에게 자신의 옷가지 등을 보내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이 가운데에는 펜싱 마니아였던 고갱의 펜싱 장비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유독 펜싱용 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저자들은 고갱이 펜싱 칼로 고흐의 귀를 자른 뒤 론강(江)에 버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우프만 교수는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고흐의 자해라는 해석은 고갱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종전 해석은 경찰의 공식 수사나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도 없이 모순이 많고 신빙성이 낮은 고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흐도 자해극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고 나중에 두 사람이 보여준 행동 등을 보면 진실을 감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많다.”고 덧붙였다.

두 역사학자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고 있는 고흐 전시회회에서 새달 17일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vielee@seoul.co.kr
2009-05-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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