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아닌 농촌으로 가라”
수정 2009-05-05 00:44
입력 2009-05-05 00:00
5·4운동 90주년 기념일 맞아 후진타오·원자바오 ‘한목소리’
중국의 양대 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5·4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각각 베이징 시내 대학을 찾아 학생들을 만났다. 후 주석은 2일 중국농업대학, 원 총리는 3일 칭화(淸華)대를 방문, 5·4운동의 주역인 대학생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이 건넨 대화의 요지는 “톈안먼이 아닌 농촌과 변방을 파고들어 이상을 키우라.”는 것. 후 주석 등은 ‘톈안먼’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21세기 중국이 젊은 대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애국주의’이며 애국의 뿌리를 키우기 위해서는 ‘농촌과 변방’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원 총리는 곧 농촌과 서부 변경지역 등으로 떠날 칭화대 졸업생들에게 “조국의 서부와 기층민중에 뿌리내리는 견실한 씨앗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것이 (지금의 대학생들이) 국가에 봉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도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갖고 근면하게 일해 조국의 부흥에 기여하라.”며 “자발적으로 기층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두 지도자가 5·4운동 기념일에 대학을 찾아 농촌과 기층, 변경 등을 거론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한 달 뒤(6월4일)로 다가온 톈안먼 사태 20주년과 무관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5·4운동이나 톈안먼 사태나 모두 대학생들의 톈안먼광장 시위로 시작됐다. 5·4운동은 반제국주의, 반일, 반군벌의 기치를 내세운 반면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개혁이 테마였다. 비록 목적과 주장이 달랐지만 70년 시차로 발생한 중국내 양대 학생운동의 동기는 같았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5·4운동을 기점으로 하는 중국 학생운동이 더 이상 반정부 시위로 번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며 “서부와 농촌 진출을 독려하는 것도 애국주의 고취와 함께 이런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tinger@seoul.co.kr
2009-05-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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