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전설’ 라이언 긱스 800경기 출장 대기록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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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01 02:32
입력 2009-05-01 00:00
어린 라이언 윌슨은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싫었다. 아예 성(姓)까지 어머니 라이네 긱스(57)를 따라 바꿨다. 부모는 이혼했고 그는 16세였다. 아버지 데니 윌슨(56)은 빼어난 럭비 선수였지만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일그러지지 않았다. 마침내 꿈의 잉글랜드 축구무대에서 ‘영원한 전설’로 우뚝 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발 명수’ 라이언 긱스(36)가 8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맨유의 유니폼만 입고 출전한 대기록이라 뜻깊다. 긱스는 30일 홈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후반 24분 안데르손(21)과 교체 투입됐다. 그가 잔디를 밟자 7만 4700여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뜨겁게 축하했다. 이날 왼쪽 날개로 나선 긱스는 변함 없이 위력적인 크로스와 코너킥, 경기조율 능력으로 1-0 승리에 몫을 해냈다.

1990년 데뷔해 맨유의 빨간 유니폼을 입은 지 꼭 20년째. K-리그 최다 출장기록이 13시즌 403경기에 나선 최은성(38·대전)이라는 점에 견주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가늠할 수 있다. 긱스는 지난해 첼시와 챔스리그 결승에서 통산 759경기째 출장, 맨유에서 16년간(1954~72년) 758차례 출전한 보비 찰튼(72)의 기록을 바꿔 썼다. 축구 변방 웨일스에서 흑백 혼혈로 태어난 그는 일곱살 때 아버지가 팀을 옮긴 탓에 고향을 떠나 맨체스터에 둥지를 틀었다. 유소년 클럽에서 뛰던 그를 찜한 인물이 바로 알렉스 퍼거슨(68) 감독. 13세 때 연습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90년 1군에 올라 이듬해 5월5일 맨시티와의 경기(1-0승)에서 처음 선발로 나서 결승골을 뽑았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뛰라는 끈질긴 권유를 뿌리치고, 1991~2007년 웨일스 대표팀으로 나서 64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맨유에서 148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10차례 일군 유일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오는 6일 아스널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챔스리그 결승에 오르게 됐다. 3경기째 결장한 박지성에 대해 퍼거슨 감독은 “리그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주말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 그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9-05-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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