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경찰 감사관이 성접대·수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04-14 00:58
입력 2009-04-14 00:00
이미지 확대
마약사범을 선처해주는 대가로 금품은 물론이고, 술과 성 접대에 가족 여행용 렌터카까지 제공받고서도 내부 비리를 적발하는 청문감사관실에서 버젓이 근무해온 ‘비리 경찰’이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강남경찰서 청문감사관실 소속 이모(39) 경위가 형사과에 근무하던 지난해 1월27일 브로커 장모씨가 찾아왔다. 장씨는 이 경위가 수사하고 있는 마약사범 김모씨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소변과 모발 검사결과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타났는데도 투약 사실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씨의 부탁을 받은 이튿날 이 경위는 오히려 검찰에 김씨를 석방해야 한다는 건의를 올렸다.

이런 이 경위의 ‘성의’에 대한 보답으로 장씨는 지난해 2월 중순쯤 경찰서 인근 일식집과 커피숍에서 두 차례에 걸쳐 현금 1200만원을 건넸다. 이 경위는 이에 2월27일 또 다시 검찰에 김씨에 대한 불구속 지휘 건의를 올렸다. 이날 저녁, 이 경위는 논현동에 있는 H호텔 지하 유흥주점에 가서 술과 성 접대 등 장씨로부터 34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이 경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씨에게 가족 여행을 위한 차량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장씨는 고급 밴을 이 경위에게 주면서 현금 100만원을 차량 안에 놔뒀고, 이 경위는 이 돈 역시 ‘기름값’으로 생각하고 챙겨 넣었다. 이렇게 이 경위가 장씨에게서 챙긴 금품은 1640만원 상당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이두식)는 이날 이 경위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 경위는 장씨의 진술이 무조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했으며,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관련자들을 회유·압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하는 등 범행 은폐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9-04-14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