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추부길 통해 박연차 구명 로비
수정 2009-04-06 00:52
입력 2009-04-06 00:00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건평씨는 지난해 9월 추 전 비서관을 만나 “서로 대통령 패밀리까지는 건드리지 않도록 하자. 우리 쪽 패밀리에는 박연차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고 추 전 비서관은 이를 한나라당 친(親) 이명박 대통령계의 한 의원에게 전달했다. 추 전 비서관은 “민정수석이나 검찰 쪽에 이 같은 얘기를 전해 달라.”고 말했지만 해당 의원은 이를 따로 청와대 등에 전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 전 비서관이 실제 정치권의 유력 인사에게 건평씨의 요청을 전달한 점으로 미뤄 그가 국세청 간부나 다른 여당 정치인 등에게 같은 부탁을 했을 가능성도 있고 노씨가 추 전 비서관 말고도 현 정권의 다른 인물을 통했을 공산도 커 박 회장의 ‘구명 로비’가 어느 범위까지 이뤄졌는지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박 회장의 2004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 계좌를 추적한 결과 차명계좌가 500여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 기간 동안 박 회장의 계좌 추적 대상으로 삼은 금액은 3조 5000억원, 계좌 수는 4700여개다. 그러나 비자금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박 회장의 해외계좌 추적과 관련, 홍콩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인 APC 계좌가 홍콩사법 당국으로부터 이번주 내 검찰로 입수되면 박 회장의 해외계좌에 대해서도 자금 흐름을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주부터 박 회장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소환조사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4-06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