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권위 축소는 亞 인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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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04 01:24
입력 2009-04-04 00:00

인권단체 ‘포럼아시아’ 디렉터 에머린 길 변호사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인 ‘포럼아시아’의 인권부문 디렉터인 에머린 길 변호사는 3일 서울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은 아시아 전체의 인권옹호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럼아시아에는 한국의 참여연대 등 아시아지역 16개국 42개 인권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길 변호사는 국제사회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받아 왔던 한국 인권위가 정부에 의해 위축되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인권위는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영향력 있는 기구로 손꼽혀 왔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흔들면서 내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직을 한국이 맡기로 한 것도 불투명해졌다.”고 걱정했다.

“조직 축소안으로 한국 인권위는 정부가 조종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인권위가 독립적이지 않으면 곧 신뢰를 잃는다. 이는 바로 한국민들의 인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뢰의 위기와 더불어 업무 효율의 문제도 있다. 현재 정부 안처럼 부산, 광주, 대구 사무소가 폐쇄되면 서울에 있는 인권위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이번 조치에 대한 길 변호사의 총체적인 진단이다.

그는 “아시아만 보더라도 인권기구가 그 나라의 정부에 의해 축소를 강요당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한국민들은 인권위가 해외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인권위가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길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하는 내용을 전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한국 인권위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이 대통령은 눈을 떠야 한다. 아울러 인권위를 축소하게 되면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04-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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