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G20서 ‘하나의 중국’ 못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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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03 01:02
입력 2009-04-03 00:00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안건과는 무관한 티베트와 타이완 문제를 양자 외교의 핵심으로 삼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을 토대로 이번 금융정상회의에서 G2(중국+미국) 반열에 오른 것을 확인한 만큼 이번 기회에 세계 주요국을 상대로 티베트와 타이완 문제 논란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영국 런던 도착 첫날인 1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비중 있게 거론했다.

후 주석은 “타이완 문제는 미·중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운을 뗀 뒤 “중국은 타이완 해협의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이 타이완 문제의 적절한 처리와 양안관계의 평화와 발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명확히 밝혀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타이완에 대한 신형 무기판매 계획 등으로 양안관계를 악화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확고하게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며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2일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극적인 회동 막후에도 티베트 문제가 깔려 있다. 후 주석은 당초 이번 G20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단 둘이 만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았다.

지난해 말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측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데 대한 ‘징벌 외교’의 성격이 짙다. 위안밍위안(圓明園) 유물 경매 강행까지 겹쳐 치솟은 중국 국민들의 프랑스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악화된 양국관계가 풀리기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킨 프랑스측의 책임 있는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양국 관계 복원의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에어버스 판매 등 경제적 실익이 다급한 프랑스측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중국 외교부는 1일 “프랑스측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사르코지가 먼 길을 돌아 제자리를 찾아왔다.”고 평론했다.

후 주석도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프랑스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 매우 기쁘다.”고 말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후 주석은 2006년 가을 첫 미국 방문 때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두보의 시 ‘망악(望嶽)’의 마지막 구절(언젠가는 산 정상에 올라, 작은 산들을 내려다 보리라)을 읊은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후 주석이 산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 되고 있다.

stinger@seoul.co.kr

2009-04-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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