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권노갑은 ‘정거장형’ 정대철은 ‘분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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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02 00:00
입력 2009-04-02 00:00
 최근 인터넷 정치비평가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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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전 국회의원
우상호 전 국회의원
민주당 우상호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블로그(blog.ohmynews.com/woosangho)에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모금과 사용에 대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앞서 우 전 의원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과는 스치기만 해도 돈이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며 정 회장과 관련된 일화들을 소개했다.

 우 전 의원은 1일 ‘정치인은 어디에 돈을 쓸까?’란 글을 올리고 “최근 박연차 리스트,정대근 리스트가 괴소문과 함께 여기저기 떠돌면서 돈 받은 정치인들에 대한 뉴스가 커지고 있다.”며 “합법적이냐 불법적이냐,대가성이 있느냐 순수한 후원금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정치인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글에서 그는 “아마 충격적인 정치자금 스캔들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받은 대선자금 차떼기가 최고일 것”이라면서 “몇십억원의 현금이 든 사과박스를 냉동탑차에 가득 실어 한나라당 사 지하 주차장으로 옮긴 희대의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들 중 후원금 한도액을 제일 빨리 채운 정치인은 민주당 유시민 전 의원이라고 전한 우 전 의원은 “유 전 의원은 인터넷을 통해 ‘개미군단’이 몰려와 몇 일 사이에 1억 5000만원이 다 차서 인터넷 후원계좌를 닫아야 했다.”고 밝혔다.또 “민주노총 산하 노조원이 10만원씩 후원해주던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비교적 후원금 사정이 좋았다.”면서 “조직화된 지지자가 있는 민노당 의원들이 부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치인들의 자금사용처를 ▲선거활동 ▲지역구 사무실 유지 ▲의정보고서 제작 등 의정활동 비용 ▲개인 활동비로 정리한 뒤 “합법적인 정치자금이 빠듯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없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이어 “계보를 관리하는 중진의원이나 계파 보스들은 합법적인 후원금만으로는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파정치가 불법 자금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우 전 의원은 “정치인들마다 돈을 사용하는 스타일이 다 다르다.”면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정거장형’,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을 ‘분배형’으로 규정했다.그는 “권 전 고문은 돈이 들어오면 본인이 사용하지 않고 후배 정치인들이나 주요 당직자에게 전달했다.”고 전한 뒤 “정 상임고문은 ‘공돈’이 생기면 멤버들을 소집해 서로 나눠썼다.과거 독재정권 시절 야당생활을 하던 분들에게서 생긴 풍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자금을 받아 혼자 묻어두는 ‘김장독형’도 있다면서 “’김장독형’들은 정치세계에서 배척받는다.이런 분들은 감옥에 가도 동정여론이 별로 없다.”고 소개했다.

 정치인과 정치자금의 관계를 ‘숙명’이라고 정의내린 우 전 의원은 “지금까지 정치는 많이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갈 것이다.몇몇 사건 때문에 정치와 정치인 모두가 매도돼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우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에는 ‘정치인에게 돈주는 기술’이란 글을 통해 “정치인에게 돈을 주는 기술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이 최고였다.”며 “음식점에서 양복 저고리를 벗어놓고 같이 밥을 먹었는데 집에 가서 옷을 벗어보니 안주머니에 수표가 들어 있었다는 정도는 기본에 속한다. 아마 화장실 간 틈을 이용해 걸어놓은 양복 주머니에 돈 봉투를 넣어둔 모양”이라고 전했다.

 그는 “돈 빼가는 소매치기는 들어봤어도, 돈 넣어주는 소매치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대단할 따름”이라며 “쇼핑백과 사과상자를 밥 먹는 사이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두는 기술도 이 분이 개발했다고 하지만 이는 저작권을 주장하는 분이 여럿 계시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이 글에서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노무현 전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핵심 측근인 안희정을 감옥에 넣어가며 불법 정치자금의 고리를 끊도록 한 것은 누가 뭐래도 잘한 일”이라며 “그러나 작금의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의 친구와 형, 측근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을 보면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치인들이 도덕적으로 완결된 사람들은 아닐지라도 돈 문제에 관한 한 한나라당에 비해서 깨끗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뒤 한동안 여의도와 거리를 뒀던 우 전 의원은 지난달 17일 블로그를 열고 정치 이야기를 시작했다.이후 2일 현재까지 2만 347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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