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朴리스트 못넘은 李의원
수정 2009-03-27 01:04
입력 2009-03-27 00:00
4차례 검찰 수사·2차례 특검 다 피했지만 증거인멸 시도 포착돼 구속
검찰은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에 이 의원이 포착되자, 퍼즐 맞추기식 조사를 치밀하게 진행했다. 혐의 입증을 확신한 검찰은 이 의원의 소환 방침을 밝혔고, 이 의원은 전면 부인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수사망이 조여 오는 것을 직감한 이 의원은 증거인멸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검찰 수사망에 걸려 들었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언론 등에서 의혹이 제기된 뒤 보좌관을 시켜 공중전화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박 회장측 인사와 수차례 통화했고, 서울 한강공원 둔치 등에서 만나 말을 맞춘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이 의원은 2006년 8월 베트남에서 직접 5만달러를 받은 사실을 숨기고, 보좌관에게 2만달러를 준 것으로 진술을 번복해 달라고 박 회장측에 요청한 것이다. 검찰은 즉각 이 의원의 증거인멸 시도를 언론에 공개해 이 의원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영장이 기각되는 것을 차단한 셈이다.
검찰에 소환된 이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 때 검찰은 이 의원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회장 돈 전달자인 곽모 사장을 이 의원과 대질시킨 것이다. 대질 과정에서도 돈 받은 사실을 부인하던 이 의원은 곽 사장이 신체의 이상 부위(검지손가락)를 거론하자 백기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악수할 때 검지손가락 한마디가 없음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 의원은 사퇴배경을 묻는 말에 “내일 글로 남기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긴 시간 많은 생각을 하며 올라갈 것보다는 언제 내려갈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 이제는 내려가야 할 때다.”라는 말을 남긴 뒤 영등포구치소로 향했다. 검찰과 그의 악연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9-03-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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