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으로 가나] 車·쇠고기 타깃… 오바마 ‘보호무역 본색’
수정 2009-03-11 01:00
입력 2009-03-11 00:00
커크 지명자는 동시에 한·미 FTA를 미국 경제에 “가장 큰 기회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다.”고 표현, 긍정적인 입장도 함께 나타내 관심을 모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지난달 말 USTR이 의회에 제출한 ‘2009년 통상정책 의제와 2008년 연례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USTR 보고서에 나타난 새 행정부의 통상정책 목표는 한마디로 미국 가정에, 미 중산층에 도움이 되는 무역이다. 특히 FTA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7년 5월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한 노동·환경 조건의 강화 조항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 증대 못지않게 공정무역을 중시하고 있다.
통상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개 원칙을 제시했다. 6개 원칙은 ▲국제무역체제 지지 ▲무역정책의 사회적 책임 및 정치적 투명성 증대 ▲국가적 에너지·환경 목표 진전을 위한 무역정책 활용 ▲무역협정을 통해 주요 현안 해결 ▲기존 FT A와 양자투자협정(BIT)의 보다 책임감 있는 이행 ▲개발도상국과의 강력한 동반자 관계다.
오바마 대통령부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커크 USTR 대표 지명자까지 한결같이 한·미 FTA가 공정무역 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자동차 부문이다. 여기에다 막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민주당 의회와 행정부가 모두 한·미 FTA에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조기 비준 가능성은 사실상 낮아 보인다.
반면 민주당 의회와 행정부는 현재 계류중인 3개 FTA 가운데 이견이 적은 파나마부터 처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파나마를 처리한 뒤 노조에 대한 폭력 문제 등이 걸림돌로 남아있는 콜롬비아와 한국과의 FTA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관심은 비준 시기이다. 언제쯤 미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인가이다. 행정부에서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90일 이내에 이에 대한 표결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사전 조율은 필수적이다.
한·미 FTA의 비준 시기는 미 자동차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빅3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검토 결과가 이달 말 나오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지고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을 의미하는 한·미 FTA 비준은 정서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미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진행속도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준 시기가 녹록지 않다. 내년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어, 선거를 앞두고 표에 영향을 주는 통상문제는 가급적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라는 시기를 놓치면 한·미 FTA 미 의회 비준은 2011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kmkim@seoul.co.kr
2009-03-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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