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중 1명 ‘민생경제 범죄’ 당했다
수정 2009-03-04 00:50
입력 2009-03-04 00:00
하지만 A씨의 돈은 금광 투자가 아니라 다른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됐고, 결국 고스란히 손실을 보게 됐다. A씨처럼 김씨의 유혹에 넘어가 투자에 참여한 사람은 자그마치 3100여명, 투자금은 178억원에 이르렀다.
경기 불황을 틈타 민생경제를 위협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씨처럼 피해를 입은 국민이 5명 가운데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고율은 10분의1밖에 되지 않았다. 신고해 봤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불신 때문이다.
형사정책연구원 이천현 형사법연구센터장 등이 최근 펴낸 ‘민생경제침해범죄의 실태와 대책’에서 성인남녀 15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9.7%인 295명이 2005~2008년 사이 보이스피싱, 불법 다단계 판매, 가짜 건강보조식품 판매 등 민생경제침해범죄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2005년 이전에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4.9%만 ‘그렇다’고 답했다. 국정홍보처에서 2005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 피해율은 9.5%였다. 불과 4년 사이 민생침해범죄 피해율이 2~4배 급증한 것. 이는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등 신종 범죄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생침해범죄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는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40대(31.0%)였다. 또 경제적 수준을 상~하까지 5단계로 나눴을 때 3단계인 ‘중’ 계층(53.6%)에 피해가 집중됐다. 중산층 가장이 범죄꾼들의 주 타깃이라는 이야기다.
피해자 상당수인 72.7%는 범죄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지만, 직장을 그만뒀거나 가정이 파괴됐다는 응답자도 있어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적 피해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민생경제침해범죄를 당한 뒤 경찰 등 관계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자는 10.2%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가장 많은 43.4%가 ‘기관의 조치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정부는 2004년부터 민생경제침해사범 특별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 정책을 아는 국민은 42.5%에 불과했다. 정부 대책으로 민생경제침해범죄가 줄었느냐는 질문에 51.8%는 ‘비슷한 수준’, 30.8%는 오히려 ‘늘었다’고 응답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생활정보지, 전단지, 인터넷 등을 통한 허위 과장광고에 대해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단속을 해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경제적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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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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