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손발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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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2-03 00:46
입력 2009-02-03 00:00

진 위원장 “큰 틀 정책” 주문… 금감원은 신평사에 자제 지시

진동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2일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챙기려 하지 말고 큰 틀의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산하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기업 구조조정 관련 분석 보고서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이날 드러나 진 위원장의 ‘입’이 머쓱해졌다.

진 위원장은 이날 주례 간부회의를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정책이 해당 산업과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나오는 어젠다(의제)를 선점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빨리 캐치하는(따라잡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큰 게임을 중심으로 일을 해야지 시시콜콜한 일까지 모두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전투가 아닌 전쟁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하며 우선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것에 업무역량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산하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정보평가 3대 신평사 대표 등을 긴급 소집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보고서는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건설·조선사 1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 신평사가 자체 등급분류 추정 보고서를 낸 것이 빌미가 됐다. 금감원측은 “구조조정 대상이 확정되기 전에 잘못된 정보나 추측성 보고서가 남발할 경우 시장 혼란과 해당기업 피해가 예상된다.”며 “어디까지나 자제 요청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앞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도 전화를 걸어 비슷한 요청을 했던 점을 들어 “감독 당국의 정당한 시장 지도라고 보기에는 도를 넘어선 시장 통제”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게다가 기업 신용평가는 신평사의 고유 업무영역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재갈 물리기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어느 정도의 관련 분석정보는 필요하다.”면서 “(1차 구조조정에 따른) 워크아웃 대상 기업들에 대한 신용사들의 신용등급 조정 및 2차 건설·조선사 구조조정을 앞둔 시점에 감독 당국의 경고가 나와 얼마나 소신있는 평가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2-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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