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규 선임기자 글로벌 뷰] 日 백화점들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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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2-02 00:32
입력 2009-02-02 00:00

137년된 ‘마루이이마이’ 파산보호 신청

지난달 29일 파산 위기에 직면한 일본 홋카이도의 137년 된 백화점 ‘마루이이마이가 삿포로 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 수리됐다. 마루이이마이의 부채는 502억엔이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 백화점의 경영파탄은 처음이다. 마루이이마이는 삿포로, 하코다테, 무로란 등 네곳에 백화점을 운영하는 홋카이도 최대 백화점이다.

마루이이마이의 경영파탄은 제휴 백화점회사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의 경영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백화점 대부분이 고전하고 있어 백화점 업계의 재편이나 도태가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 백화점의 위기는 거품붕괴가 시작된 1991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 전체의 매출이 91년 9조 7000억엔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는 7조 3813억엔으로 7조 8566억엔의 편의점에 밀려났다. 내년에는 매출이 6조엔대로, 2012년엔 5조엔대로 추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 백화점은 포목점인 고후쿠텐(吳服店)을 모태로 300년 이상 일본 소매업의 왕좌를 지켜 왔다. 백화점에서의 고급품 소비는 풍요로운 생활의 상징이었다. 거품붕괴 뒤 휘청이더니 최근의 경제위기로 백화점이라는 업태 자체의 존속마저도 위협받고 있다고 주간 동양경제 등 일본 언론들은 분석한다.

백화점의 위기는 소비행태 변화가 촉발했다. 40년 전 주택가에 편의점이 들어서며 젊은층에 이어 주부층과 고령자들도 백화점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먼 백화점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으로’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위기로 주가마저 폭락, 백화점의 주고객층인 중산층과 부유층이 지갑을 닫아 버렸다. 대절약시대와 맞물려 백화점이 구조적 불황기에 접어들자 투자를 유보하는 등 비상체제다. 선전중인 한국의 백화점과 대비된다.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등 대형백화점을 거느린 J 프런트리테일링 오쿠다 쓰토무 사장은 “경기가 회복되어도 과거와 같은 대량 소비사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건이 팔리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taein@seoul.co.kr
2009-02-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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