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시행 D-7… 초기 혼란 불보듯
수정 2009-01-28 00:52
입력 2009-01-28 00:00
●투자자보호 제대로 될까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직도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세부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회사들은 투자자의 지식이나 전문성 등을 참고해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로 나누고, 전문투자자는 금융투자협회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 등록절차는 정해지지 않았다.
펀드 판매 인력도 증권·부동산·파생상품 등 세 종류로 전공을 나눠 자격증을 따도록 했으나 구체적인 절차는 아직 없다. 5월부터 새 자격증 없이는 펀드를 팔 수 없지만 자격증을 딸 방법이 없는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위험등급제 역시 원칙만 있을 뿐 세부내용이 아직 없다. 여기에다 증권사가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자기자본투자(PI)와 남의 돈을 끌어와 투자하는 기존 투자은행(IB) 부문도 분리가 덜 됐다. 강한 내부통제가 없다면 결국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 등은 법률이 늦게 통과됐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제출된 자통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겨우 통과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법이 늦어지다 보니 결국 구체적인 시행준비도 늦어졌다는 얘기다.
●업종간 벽 허물어질까
업계 차원에서 보자면 자통법은 요술지팡이다. 증권·자산운용·선물·종금·신탁 등 업종간 벽이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 보자면 이제 증권사니 자산운용사니 하는 간판은 의미없다.
그러나 실제 융합현상이 어느 정도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투자상품 시장 자체가 침체기에 접어든 때문이다. 특히 신생사들은 위기의식이 강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조업체에서 처음으로 금융사를 하다 보니 이쪽 생리를 그룹쪽에 납득시키는 것이 몹시 어렵다.”면서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금융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일찍 금융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미 증권·선물·투자신탁업 등 금융계열사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기득권을 깨면서까지 업무영역 확대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S사의 경우 업무영역 확대를 추진하려다 그 업무를 이미 다루고 있는 다른 계열사의 반발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투자와 저축을 엄격히 분리하는 한국적인 투자문화도 걸림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금융회사마다 계열사 상품을 한데 모은 ‘금융플라자’를 열었지만 지금까지 실적은 저조하다.”면서 “아무래도 우리나라 고객들은 ‘저축이면 저축, 투자면 투자’라는 식으로 투자성향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융합현상 때문에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시장 자체는 한정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9-01-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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