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줄소송 불보듯… 은행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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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2-31 01:06
입력 2008-12-31 00:00
법원이 30일 키코(KIKO) 계약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은행권은 비상이 걸렸다.환율 폭등으로 도산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줄소송을 낼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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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측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라면서 “내부 검토를 통해 항소 등 법적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하지만 정작 은행 내부에서는 “금융 거래의 기본도 모른 채 기업의 입장만 반영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다.

법원 판결이 나오자 시중은행들은 관련 부서 회의를 열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이번 판결이 앞으로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파생상품 담당 부장은 “자본시장 발전에 굉장히 해가 되는 판결”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모든 금융 거래는 주가,환율 등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취급 당시의 가치는 무시하고 나중에 바뀐다고 해서 계약을 무효로 한다면 금융 계약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업도 당장은 좋을 수 있지만 앞으로 은행들이 환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 취급을 꺼리면 오히려 불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키코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은 현재 100건이 넘지만 모두 은행과 회사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이 다른 만큼 판결 내용도 다르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실제 지난 18일 한 금형 재료 수출회사가 시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은 재판부로부터 기각 결정이 났다.그는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은 형사재판으로 따진다면 이제 영장이 발부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가처분 신청이 수용되는 것과 실제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불완전 판매와 관련,조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법적 분쟁에 우리가 끼어들 여지는 없지만 불완전 판매에 참고할 만한 점이 있다고 본다.”면서 “단,회사별로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조태성기자 whoami@seoul.co.k
2008-12-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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