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포커스] “재래시장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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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2-25 00:50
입력 2008-12-25 00:00
“넉넉히 담아 주세요.고생 많으십니다.”

“아이고마,고맙심니데이.자주 오이소.”

야채를 듬뿍 담은 봉지를 건네는 상인의 손은 차가웠다.찬바람에 코끝이 빨갛게 얼어 있었지만 밝은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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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별로 재래시장 찾아 물품 구입

지난 19일 저녁 백열등이 환하게 켜진 서울 마포구 망원재래시장 입구에는 ‘행정안전부 인사실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전광판이 세워졌다.10여명의 행안부 인사정책과 공무원들은 제각기 장바구니에 양말,김,호박,닭고기,참기름 등을 잔뜩 채운 채 상인과의 흥정에 빠져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일주일간 행안부 인사실 소속 11개 부서 공무원들은 예전과는 아주 다른 송년회를 가졌다.술 송년회 대신 과별로 재래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하거나 봉사활동에 나선 것.

그동안 행안부 인사실은 망원시장,평화시장 등을 비롯해 서울시 소재 11개 재래시장과 자매결연을 맺었다.최민호 인사실장은 24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자매결연’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한 달에 한번이라도 이곳을 찾아 우리 농·축산품을 사주면 상인과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부서는 뮤지컬 대신 봉사활동

행안부 인사실은 연말연시 송년회 회식도 재래시장 상인들과 함께했다.상 위에는 삼겹살과 소주가 푸짐하게 올라왔고 상인들은 그간의 경기불황의 어려움과 생활고를 호소하면서도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전종철 망원시장상인회 회장은 “앞으로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어려운 시기”라면서 “잊지 않고 찾아와 줘서 힘이 된다.앞으로 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6년째 망원시장에서 일하는 상인 오모(50)씨는 “경기침체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정부가 힘을 실어달라.”며 경기부양책 마련을 요청했다.

행안부 기업협력지원관실 등 일부 부서는 당초 계획했던 ‘뮤지컬’ 관람을 포기하고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업무보고가 끝난 22일 김희겸 기업협력지원관과 직원들은 곧바로 은평구 ‘요한의 집’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보고 성금을 건넸다.송년회식은 ‘떡볶이 파티’로 대신했다.

김 기업협력지원관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뮤지컬 관람보다는 봉사활동이 훨씬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08-12-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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