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의자로 검찰 앞에 선 노건평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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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2-02 01:04
입력 2008-12-02 00:00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어제 검찰에 출석했다.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두번째 검찰행이다.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동생의 임기 초 후광으로 불구속의 면죄부를 받은 건평씨가 구속을 피하지 못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집권한 제5공화국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까지 역대 정권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친·인척비리로 인한 사법처리자가 나오는 불행한 기록이 이어지게 된다.

 자신의 형님을 “아무것도 모르고 힘없는 시골노인”으로 소개한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다.낙향한 뒤 두 형제가 한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건평씨는 줄곧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왔다.우리는 친·인척비리의 모진 사슬이 이번 대에 끊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의 주장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그러나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 그의 말과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찮았다.동생의 후원자 및 친구들과 얽혀 돌아가는 사정도 심상치 않았다.자신도 모르게 발을 담근 게 아닌가 싶다.

 검찰은 건평씨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풀어야 한다.우선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이미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얘기 들어보라.”며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이후 직접적 금품수수와 간접적 경제이득을 취했는지가 핵심이다.로비성공 대가로 정화삼씨 형제가 받은 30억원 중 노씨 몫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김해상가의 실소유 여부와 성인오락실 운영 관여도 마찬가지다.박연차씨의 세종증권 주식매입관련 정보가 노씨에게서 흘러갔는지도 궁금하다.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취재진에게 했다.검찰에서 모든 의혹이 풀리고 무혐의 처리를 받은 뒤에 이 말을 해도 늦지 않다.

2008-12-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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