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복회 실체 해부] 고소건만 수사, 경찰 발빼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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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기자
수정 2008-11-18 00:00
입력 2008-11-18 00:00
다복회에 고위공직자·정치인 및 재벌가 부인 등이 연루됐고, 계가 이들의 돈세탁과 정치자금 창구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과 강남경찰서는 “계원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는 없다.”면서 “모집책이 계원을 모집할 때 ‘유력자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소수 유력인사가 포함된 명단이라는 것도 주민번호나 다른 인적사항 등 신원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 신빙성이 없다.”면서 “압수수색을 했지만 명단을 찾지 못했고, 윤씨가 미리 정리해두고 출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계원들이 수표로 곗돈을 입금했고, 계주 윤모(51·구속)씨가 수표 사본 및 수표발행 확인서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윤씨의 유용자금을 치밀하게 추적할 경우 계원의 면면이나 곗돈의 출처 등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나가니까 궁금해하고 이곳 저곳에서 전화가 많이 온다.”며 수사에 대한 주위의 관심을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원칙적으로 고소가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다복회의) 전체인원이나 (계원 가운데) 고위층 등은 파악이 안 됐고 파악할 이유도 없으며, 계주도 고위층은 없다고 한다.”면서 “고소고발건 등 경찰은 범죄 사실과 직결된 것만 수사한다.”고 수사범위를 제한했다.

경찰이 윤씨의 자금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정치권으로 뭉칫돈이 흘러간 정황이나, 돈 세탁의 흔적이 드러날 경우 고소고발건을 넘어선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 고위직과 판사 등 법조계 인사들의 안주인들과, 재벌가의 여인들 및 고위공직자의 부인들이 대거 연루돼 있음이 본격적인 수사 전부터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수사를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고소사건을 빌미로 경찰이 의도적으로 발을 빼고 있으며, 피해자들을 본격 조사하기도 전에 수사를 제한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8-1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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