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실업공포지수가 있다면/조명환 논설위원
수정 2008-11-13 00:00
입력 2008-11-13 00:00
경기침체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제 대량실업이 가져올 한파를 피해갈 묘안찾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이 망하는데 일자리만 남아 있을 턱이 없기 때문이다.10년 전 상황을 보자.1997년 실업률이 2.6%였으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98년에는 7.0%까지 치솟았다. 실업자도 149만명까지 늘었다. 올 9월 기준 실업률은 3.0%이다. 실업자는 72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노동전문가들은 실업자가 앞으로 100만명선 이상으로 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다. 실업자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면 사회적 혼란마저 우려된다고 본다. 대기업들은 감원 대신 임금조정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했으나 오히려 악법임이 드러난 ‘비정규직 관련법’의 개정이나 사회안전망 강화처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현안들도 수두룩하다.
다소 생뚱맞지만 이럴 때 ‘실업공포지수’와 같은 실시간 지수가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지난달 세계증시를 대표하는 뉴욕시장의 다우존스지수가 유례 없는 폭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다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돌아보자. 물론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조치를 발표한 것이 작용했다. 널뛰기를 하던 다우지수의 안정에는 뉴욕증시의 변동성 지수인 VIX(Volatility Index)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공포지수’로 불리는 VIX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변수로 작용해 비로소 시장 참가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되찾았다는 해석이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경제·사회 관련 지표가 제공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통계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거쳐 발표된 수치는 그러나 일반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그들만의 통계’로 남기도 한다.
‘실업공포지수’와 같은 지수가 나온다면, 우리 사회의 고용 상황이나 변동성을 쉽게 이해하는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국내외 경제지표를 재활용하고, 실직자·구직자 등 고용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변수와 가중치를 객관적으로 설계한다면 ‘리얼타임(실시간) 지수’의 개발이 불가능하지만도 않을 듯하다.
물론 노조를 압박하고, 사용자에게 겁을 주는 지수로 악용될 우려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의 부족한 리더십을 보완해주고 소신 없이 오락가락하는 정부에는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자극제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수치가 높아지면 소모적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낮아지면 희망을 갖게 되는 그런 국민공감지수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2008-11-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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