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 “야구 인생 최악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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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웅 기자
수정 2008-11-12 00:00
입력 2008-11-12 00:00
“지금 실력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가면 더 망신만 당한다.”

11일 오후 김포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이승엽(32·요미우리)은 씁쓸한 표정으로 국가대표 사퇴와 관련,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뒤 개선 행사를 마치고 일본으로 떠날 때 “몸과 마음이 된다면 언제든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 내년 3월 WBC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일본시리즈에서 타율 .111에 삼진을 12개나 당하는 등 참담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부담이 그를 짓누르는 듯했다. 이승엽은 “정말 돌아보기 싫은 한해였다. 생각도 하기 싫다.”면서 “지난 2년간 준비가 부족했지만, 내년에는 팀을 위해 더 열심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일본시리즈를 마친 심정은.

-일단 졌고, 패인을 잘 알고 있다. 응원해줬던 팬들에게 죄송하다.

▶몸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했는데 성적에 영향을 미쳤나?

-말 해봤자 스트레스이고 핑계에 불과하다. 상대 불펜에 완전히 농락당했다. 몸 컨디션보다는 준비 부족 탓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을 사퇴한다는 게 사실인가.

-사실이다.(요미우리와) 4년 계약 중 2년 지났는데 (왼손 엄지) 수술 이후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나라를 위해서라면 대표팀에서 뛰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남은 2년 동안 팀을 위해 열심히 뛰려고 한다. 지금 실력으로 WBC에 나가면 더 망신만 당한다. 내가 나가도 팀 전력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1루수는 잘하는 후배들이 공백을 메울 거라고 생각한다.

사전에 김인식 감독과 은퇴에 관한 얘기가 있었나.

-어제 잠깐 감독님과 안부 전화만 했다. 감독님을 만나서 인사드리겠다.

▶올 한해를 돌아본다면.

-야구 인생 최악의 해였다. 돌아보기 싫은 한 해다.2군에서 지낸 시간도 가장 길었고, 성적도 제일 안 좋았다. 면목이 없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왼손의 근력을 더 길러야 한다. 왼손 엄지 수술 이후 보호대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맘 놓고 스윙할 수가 없다.

▶향후 계획은.

-좀 쉬고 싶고, 빨리 운동을 시작해 내년에는 웃음을 찾고 싶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8-1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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