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소홀’ 펀드 첫 배상 결정
조태성 기자
수정 2008-11-12 00:00
입력 2008-11-12 00:00
금감원이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파생 상품 펀드에 대해 판매사의 배상 결정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A(58·여)씨는 2005년 11월 정기예금 가입을 위해 우리은행에 들렀다가 창구 직원의 권유에 따라 5000만원을 ‘우리파워인컴펀드’에 넣었다가 손실을 봤다.A씨는 펀드 가입 경험도 없었지만 은행 직원은 “원금 손실 가능성은 대한민국 국채의 부도 확률 수준으로 거의 없다.”거나 “그 확률은 0.02% 정도로 극히 낮다.”고 권유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민원을 제기한 A씨에게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런 권유 자체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으로 오해하게 했다.”고 손실 배상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A씨가 투자신탁상품 가입확인서에 직접 서명 날인(서명)했고, 거래 통장에 ‘펀드 종류 파생상품형’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주의를 기울이면 위험성이 있는 상품임을 알 수 있었던 만큼 판매은행의 책임 비율을 50%로 제한했다.
2005년부터 판매된 우리파워인컴펀드는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투자 성과를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예금만큼 안정적이라는 선전에 힘입어 1700억원대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수익률이 -40%에서 -80%까지 곤두박질치자 투자자들이 이의신청을 했다. 투자자들은 이와는 별도로 판매사로부터 손실 위험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채 펀드에 가입해 피해를 봤다며 판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정 결정은 현재 금감원에 분쟁신청이 접수된 우리CS자산운용의 역외펀드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 등 유사 투자상품 분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분쟁조정위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양 당사자가 조정위의 결정에 합의할 경우 법원 판결에서 화해와 같은 효력을 지닌다.
우리은행측은 “내부 협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펀드 투자자측은 “분쟁 신청인의 원금 손실액은 가입 금액에서 해지 환급금을 제외한 것이어야 하는데, 분쟁조정위는 여기에 가입 기간 받은 이자까지 제했다.”고 주장하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1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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